석담구곡
석담구곡은 황해남도 벽성군 석담천중류지역에 있는 명승지이다.
석담구곡이라는 말은 예로부터 돌못과 아홉개의 골짜기라는 뜻에서 불리워왔으며 수양산줄기의 곤봉에서 발원하여 해주만 황포에 흘러드는 석담천의 중류지역에 이루어져있다. 첫번째 골짜기부터 아홉번째 골짜기까지의 거리는 약 8km이다. 석담구곡은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골짜기, 사철 푸른 소나무숲, 봄철의 꽃, 여름철의 록음, 가을철의 단풍, 겨울철의 설경 등 사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예로부터 인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곳 경치는 석담의 자연풍치를 노래한 리이(1536-1584)의 《고산구곡가》(1579년)를 통하여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였다.
석담구곡은 매 굽이마다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어 고유한 산골짜기의 독특한 풍경을 나타내고있다.
남쪽에서부터 시작되는 첫번째 골짜기를 관암이라고 한다. 산꼭대기에 있는 큰 바위가 마치 갓처럼 생겼다 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다. 해솟는 관암의 아침풍경은 볼수록 황홀하다.
두번째 골짜기는 화암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바위들이 많으며 봄이면 온 바위가 향기그윽한 연분홍 진달래로 덮인다고 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다.
세번째 골짜기는 취병이라고 한다. 화암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은 이끼푸른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서있고 그우에 록음이 우거져 한결 더 시원한 감을 준다.
네번째 골짜기는 송애라고 한다. 소나무들이 높은 벼랑우에 우거졌다는 뜻에서 불리워진 이름인데 취병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다. 깎아지른듯한 높은 벼랑과 그우에 우거진 늙은 소나무들, 아래에 거울같이 맑은 푸른 못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있다.
여기서 한굽이를 더 돌아가면 다섯번째 골짜기인 은병에 이른다. 은병은 구곡가운데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은병의 맑고 푸른 석담에는 그림과도 같이 산그림자가 비끼고 석담천가의 넓은 곳에는 아름드리소나무, 느티나무 등 해묵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우고있다. 이 숲속에는 우리 인민의 뛰여난 건축술을 보여주는 요금정과 소현서원 등 옛건물들이 있어 태고연한 풍경을 더욱 두드러 지게 한다. 여기서 약간 떨어진 언덕우에는 늙은 느티나무, 은행나무들사이에 리률곡이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청계당이 자리잡고있다.
은병에서 약 1km 더 올라가면 여섯번째 골짜기인 조협이 있다.
조협은 못과 기반암이 마치 일부러 만들어놓은듯 한 천연의 낚시터를 이루고있다.
여기서 약 500m 더 가면 일곱번째 골짜기인 풍암이 있다. 가을에 단풍이 기암절벽을 비롯한 골짜기를 덮는다는 뜻에서 풍암이라고 부른다.
여덟번째 골짜기인 금탄은 풍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맑은 여울이다. 고요한 달밤에 벼랑밑의 여울로 굴러내리는 물소리가 거문고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하여 금탄이라 한다.
아홉번째 골짜기인 문산은 금탄에서 강을 따라 좀 오르면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주위가 고요하여 글읽기 좋은 곳이라고 하여 문산이라 하였다. 나무들로 빙 둘러싸이고 기암괴석이 솟은 이곳의 겨울경치는 더욱 좋다.
이처럼 석담구곡은 관암의 봄풍경으로부터 문산의 겨울경치에 이르기까지 사철 색다르고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는 명승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