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화 《포도》

   우리 나라의 이름있는 녀류화가, 녀류시인이였던 신사임당에 대해 전해오는 일화들가운데는 그의 포도그리기솜씨를 전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날 대사집에 갔던 그는 한 녀인이 빌려입고온 치마를 어지럽혀 어쩔줄 몰라하는것을 보게 되였다. 신사임당은 얼룩진 치마를 펴놓고 붓을 들어 그우에 포도를 그렸다.

   소담한 포도송이와 힘차게 뻗은 줄기, 이슬맺힌 잎사귀 등을 단숨에 그려나가는데 신기하게도 얼룩들이 그 그림뒤에 묻혀버리고말았다.

   어지러웠던 치마는 순간에 황홀하게 변하였으며 그 값은 원래것의 몇배로 올라 치마주인에게 새 치마를 사서 돌려주고도 많은 여유가 남게 되였다고 한다.

   신사임당의 재능과 함께 뜨거운 인간성, 강한 의협심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조선화 《포도》는 그의 이러한 재능을 보여주는 명작이다.

   녀성다운 필치에 먹빛도 매우 밝은 이 그림은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진 포도나무의 한 부분을 그린것으로서 화가의 세밀한 관찰력과 뛰여난 회화적표현력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