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첫 새해의 종소리
온 나라 강산에 해방의 감격과 기쁨이 차넘치던 주체34(1945)년 12월 31일 평양의 밤하늘에 제야의 종소리가 은은히 구성지게 울려퍼졌다.
제야의 종은 한해의 마지막날인 섣달그믐날 밤에 새해를 알리는 의미에서 치는 종 또는 종소리를 말한다.
평양에서는 오래전부터 해마다 평양종을 울리여 사람들에게 새해를 알려주군 하였다.
높이 3.1m, 너비 1.6m에 12t 914㎏의 무게를 가진 평양종은 화재로 인하여 원래 종이 못쓰게 된것을 1726년 6월부터 9월까지 약 4개월간에 걸쳐 다시 주조한 종으로서 모양이 아름답고 그 소리 또한 장중하여 평양의 자랑으로 손꼽히였다.
제야의 평양종소리가 얼마나 우렁찼던지 100리밖에서까지 그 종소리를 듣군하였다고 한다. 집집마다 불을 켜놓고 명절준비를 다그치던 평양사람들은 제야의 종소리에 맞추어 명절옷을 차려입고 조상들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밤새도록 온 집안식구들이 모여앉아 윷놀이를 비롯한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하며 새해 첫아침을 맞이하군 하였다.
이렇듯 평양사람들의 가슴속에 류다른 감정과 희망을 안겨주던 제야의 평양종소리는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후 오래동안 침묵만을 지켜왔다.
평양사람들이 그처럼 듣고싶던 제야의 평양종소리를 해방된 조국땅에서 처음으로 맞는 새해전야에 듣게 된데는
일일천추로 고대하던 해방의 열풍이 온 강산을 진감하던 주체34(1945)년 12월 마지막날 아침, 전화로 평양시의 한 책임일군을 찾으신
너무도 뜻밖의 물으심에 일군은 당황하여 머뭇거리였다.
일군의 심정을 헤아리신듯 잠시 동안을 두시였던
그리하여 그날 해방후 처음으로 평양의 제야종이 오랜 침묵을 깨뜨리고 우리 인민에게 해방의 감격을 새롭게 안겨주며 힘있게 울려퍼지게 되였던것이다.
평양의 밤하늘가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평양사람들은 일제에게 빼앗겼던 나라를 찾아주신것만 해도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인데 제야의 종소리까지 찾아주신 그 은덕이 너무도 고마와 마음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