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민족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리암과 그 유산
리암은 16세기의 대표적인 동물화가이다.
그는 꽃과 새, 짐승을 잘 그렸는데 그가운데서도 개와 고양이를 뛰여나게 잘 그린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늘 사람들가까이에 있으면서 친숙하여진 동물들을 생동하게 그림으로써 동물화를 회화예술의 중요한 위치에 올려 놓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고양이와 강아지》, 《나무에 오른 고양이》, 《한쌍의 기러기》 등이 전해지고있다.
《나무에 오른 고양이》는 《고양이와 강아지》와 쌍폭을 이루고있는 그림이다. 성난 강아지에게 쫓긴 고양이는 재빠르게 나무우로 뛰여올라가고 고양이를 놓쳐버린 강아지는 더는 어쩌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고 앉아 나무우를 바라보고있다. 그 순간 나무가지에 앉아있던 참새들이 놀라서 날아나고 나무아래로는 새털을 입에 문 다른 한마리의 강아지가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듯 어디론가 가고있다.
그림의 내용은 극성을 띤것이지만 등장한 여러 동물을 모두 귀엽고 재롱스럽게 그렸기때문에 긴장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동화세계를 들여다보는것 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을 머금게 한다.
세심한 관찰로 동물들의 습성과 동작을 깊이 파악하고 거기에 해학적인 내용을 반영한것으로 하여 리암의 화풍을 잘 보여주고있다.
작품은 조선봉건왕조초기의 동물화들중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에 속한다.
기본주제의 배경에 꽃나무와 바위, 대나무와 들꽃 등을 간결하고 선명하게 그려넣어 장식적인 효과를 낸것도 리암의 동물화들에서 보게 되는 공통된 수법이다.
리암은 민족적이며 향토감이 짙은 아름다운 채색화를 즐겨 그렸을뿐아니라 화폭마다에 동심적이며 명랑하고 해학적인 분위기가 흘러넘치게 함으로써 당대의 화조령모도분야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데 이바지하였다.